[독서후기]감각적인 디자인이 탄생하는 과정
일의 감각 - 조수용
일의 감각을 쓴 이 분은 디자인뿐만이 아니라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는 분인 것 같다. 네이버에서는 디자인과 마케팅 담당임원으로 네이버녹색창과 그린팩토리 사옥프로젝을 총괄했다. 네이버의 녹색창을 당시 정말 획기적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분당에 있는 그린팩토리 사옥도 경부선을 타고 내려가다 보면 서울톨게이트 지나자마자 왼쪽에 눈에 잘 띄는 녹색건물이다.
나는 건물 외벽의 유리창이 녹색인줄 알았는데 건물의 유리창은 투명이고 블라인드가 녹색인 줄은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현재는 자신의 회사 JOH를 설립해서 매거진 <B>를 발행하고 광화문 D타워, 영종도 네스트 호텔 등 공간과 브랜드가 결합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책의 내용으로 들어가 보자
감각적인 디자인이 탄생하는 과정은 볼펜 디자인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만약 누군가가 10억을 주면서 볼펜 디자인을 해 달라고 요청한다면 당신은....
본능적으로 볼펜을 알아가기 시작할 겁니다. 볼펜의 정의와 역사, 핵심기술, 가장 많이 팔린 볼펜, 가장 쓰기 좋은 볼펜... 방대한 자료를 모을 수 있는 만큼 모으려고 할 겁니다. (중략) 볼펜을 잔뜩 모아 왔다면, 그렇게 모은 볼펜을, 당신은 다시 본능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할 겁니다. 테이블 위에 모두 쏟아 놓고 나름의 방식으로 분류를 하지 않을까요? 내가 보기에 좋아 보이는 볼펜과 납득할 수 없는 볼펜, 비싼 볼펜과 저렴한 볼페, 필기감이 좋은 것과 나쁜 것... 이렇게 몇 달간 볼펜을 끝없이 파 들어간 당신에게는 어느새 볼펜 보는 눈이 생깁니다. 많이 팔린 볼펜은 무엇이 다른지, 못생겨 보이지만 필기감이 좋은 볼펜에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사람들은 어떤 볼펜을 선호하는지, 시장의 최신 디자인 흐름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저절로 알게 됩니다. 그 흐름이 보이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까닫게 됩니다. 볼펜이라는 제품의 본질은 '이것'이며 전략의 갈림길에서 선택하여야 할 길은 바로 '여기'라고 말입니다.(68-69쪽)
처음에는 조사와 분석을 통해서 (디깅과정) 디자인 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많은 공부가 선행되어야 한다 고 말한다. 당연한 말인듯 하면서도 이 기본을 우리(?)가 얼마나 지키나 생각해 보면 그러지 못할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경우에는 디지인과 상관없이 뭔가 목표를 세우고 실행할 때 가급적이면 돈들이지 않고 그냥 인내심과 기존에 가지고 있는 리소를 활용해서 뭔가를 해보려고 한다. 하지만... 뭘 하려고 역시 돈을 들여야 한다. 투자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디깅 하는 과정에서 과감한 투자가 빠른 성공을 이루는 비결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내가 제일 부족한 점이다.
그리고는 볼펜을 디자인하기 전에 먼저 전략 방향을 정하는 미팅을 요청할 것입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볼펜은 없고, 디자인보다 중요한 건 전략이라고 하면서요, 그런 미팅으로 전략이 정해지면, 가장 중요한 전략이 드러나는 디자인 요소를 강조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을 과감하게 생략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그 결과 앞서의 전략이 더 뚜렷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감각적인 디자인이 탄생하는 과정입니다.(69쪽)
디자인 하고자 하는 대상의 '본질'에 가까워져야 한다. 네이버의 녹색창 디자인 할 때 예를 든다.
네이버검색은 ‘빠른 정보 열람’이 서비스의 핵심이기 때문에 최대한 군더기기 없이 심플한 디자인이 필요했다고 한다.
브랜딩의 첫 단계는 비즈니스 콘센트를 돌아보는 일입니다. 이 일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매일 고민해야 비즈니스의 본질이 드러나고, 그 결과 기획이 선명해져서 디자인 결정이 용이해집니다. 앞서 네이버의 사례에서 ‘덜어 내는 디자인’을 언급한 건 제 취향 때문도, 심플한 게 좋은 디자인이어서도 아닙니다. 당시 도출한 네이버의 브랜드 콘셉트가 ‘빠르고 유용한 서비스’였기 때문이고, 그걸 구현하는 데 의도적으로 더 덜어 낸 디자인이 더 적합했을 뿐입니다. (141쪽)
본질에 대해서 계속 강조한다.
세상에 원래 그런 건 없습니다. 빵 한 조각을 봐도, 도시의 빌딩을 봐도 왜 그런지 끊임 없이 물어야 합니다. 본질로 돌아가는 것. 그게 바로 감각의 핵심입니다. 상식으로 돌아가 내 기준에서 당연한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작업만 꾸준히 해도 충분히 남다를 수 있습니다. 정해진 관성에서 벗어나, 원래 그런 것은 없다고 가정하고 사물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감각적인 사람은 우리가 잊고 있던 본질을 다시금 떠올리는 사람입니다. (155쪽)
그렇게 본질에 접근하는데 성공했다면 그다음에는 본질에 부합되지 않은 것들은 빼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불편한 점이 있다면 개선을 해야 한다.
기획의 과정이라는 이름으로 요약된 부분을 보면
1. 이 비즈니스의 본질(상식)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2. 기존 레퍼런스에서 문제점을 찾아낸다.
3. 비상식적인 부분을 상식적으로 되돌려 문제를 해결한다.
끝으로 회사이름 'JOH' 탄생일화를 소개한다.
JOH라는 사명을 실은 정말 많이 고민한 이름입니다. 조수용의 '조'를 딴 건 맞지만, 보통 조 씨는 영어 표기로 'CHO'로 씁니다. 전 어릴 때부터 이게 늘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표기는 초'라고 읽히니까요. 그래서 대학생 때 처음 여권을 만들면서 신청서에 CHO 대신 JOH라고 써냈습니다. 이 일은 내 상식대로, 내 방식대로 삶을 살아가리라는 다짐과 같은 것이었고, 그 마음을 담아 회사명을 JOH라고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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